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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M, “실외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 없는 스마트시티 열 것”

NAOM, “실외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 없는 스마트시티 열 것”

▲ 세종시 반실외 버스 정류장에 IoT형 공기 정화 시스템 '에어튜브'가 설치될 예정이다

공기 청정기로 바깥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까. 집이나 사무실처럼 밀폐된 공간이라면 또 모를까, 뻥 뚫린 외부에서 가당키나 할까. 하지만 4년간의 연구 끝에 이를 실현해낸 회사가 있다.

(주)나옴은 실외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장치 ‘에어튜브’를 개발하면서 실외 공기청정의 의구심을 극복했다. 에어튜브는 시민 생활권에 설치돼 미세먼지를 줄이고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는 게 특징이다. IoT(사물인터넷) 방식이라 환경 관련 정보를 수집해 도시 운영 계획에도 도움을 준다.

에어튜브가 가장 먼저 설치된 곳은 세종시의 S-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소. 40m에 이르는 반 개방형 버스정류장인데, 이곳에서 상용화 및 실증 과정을 수행 중이다.

개방형 정류장과 밀폐형 정류장의 공기 정화 방식은 엄연히 다르다. 밀폐 공간이라면 기존 공기청정기 그대로 쓰면 돼서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따른다. 에어컨을 함께 설치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문제와 환기 문제를 잡는 게 어려워진다.

반면 반개방형 버스정류장에 설치하려면 비와 눈, 바람 등 열악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공기 정화가 가능해야 한다. 나옴에 따르면 그간 실외 공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공기청정기는 전무했다. 에어튜브가 최초의 상용화 사례라는 것이다.

 

나옴은 2017년 철도기술연구원에서 스핀오프한 회사다. 권순박 나옴 대표는 철도기술연구원 출신이다. 이곳에서 최우수연구자상을 받는 등 미세먼지 및 환경 공학 연구 성과를 묵묵히 이어갔다. 그러던 그가 창업을 결정하게 된 것은 ‘버스 정류장’의 덕이 컸다. 정확히는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를 맞이한 버스 정류장의 열기와 ‘뿌연 먼지들’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20년 환경 공학 외길이던 그의 눈에는 확실히 띄었다. 차량들이 내뿜는 마모 분진과 배기가스가 허공에 얼마나 떠다니는지를. 그날따라 폭염은 심했고 아스팔트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당시 그가 버스를 기다리던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재단장을 마치고 밤마다 휘황찬란한 조명 빛을 내는 서울시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환경 공학 박사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공간처럼 느껴졌다.

“유망한 환경공학 박사였지만 도시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사업화를 결정했어요.”

그해 2016년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화제였다. AI(인공지능)가 대중적 개념으로 올라오는 시기였다. 권 대표는 그보다 조금 앞서 2015년부터 머신러닝 융합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데이터 분석 기법을 미세먼지 분야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던 터였다. 이듬해 문을 연 회사는 자연스레 ‘AI 도시 미세먼지 해결’라는 미션을 가지게 됐다.

그는 “나옴은 세상에 나온다는 우리말”이라며 “새로운 기술이 회사로부터 세상 밖으로 나와 도시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튜브를 단순한 공기 조화 시스템이나 바이러스 저감 장치로 봐서는 안 된다”며 “정류장 이용자 데이터, 기상 환경데이터 등 ‘스마트 시티’의 근간이 되는 빅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 도시 환경 디지털 트윈 기술의 핵심 장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나옴은 실제로 공기 정화 장치인 하드웨어와 이에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2개 분야에 모두 매진해왔다. 에어튜브가 실외 공간용 제품이라면 오는 2022년 출시될 ‘에어스캔’은 지하철역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에어튜브와 에어스캔에서 수집된 정보는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플랫폼 ‘에어브레인’과 연계된다.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역할하는 것이다. 이로써 나옴이 추구하는 건 AI로 미세먼지 걱정을 더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나옴은 해당 장비를 버스 정류장 외 아파트 단지, 도시공원, 야구장 등 다양한 실외 생활 공간 곳곳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몇 개는 이미 설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권순박 나옴 대표

[머니투데이 =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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